가족/교회절기

안식일과 하나님 사랑

배준완 목사 (일원동 교회, 가정의 힘 교육위원)

 

 

기독교의 본질은 사랑입니다. 하나님 사랑이고 이웃 사랑입니다. 그런데, 하나님 사랑이 먼저입니다. 그래야 우리 자신과 이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우리 몸을 사랑하듯 이웃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도덕적으로 실패하고 모든 것이 뒤틀리고 꼬이는 근본 원인은 바로 율법의 첫 번째 요구, 하나님 사랑에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왜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울까요. 물론, 교회에 와서 찬양하고 예배드리면서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은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사랑, 마음과 힘과 뜻과 삶을 전부 드리는 신실하고 한결같은 사랑은 못합니다. 아니, 안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의 마음과 생각과 삶에 하나님을 대체하는 것들(substitutes)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기 때문에, 우리는 불신앙과 우상숭배를 공기처럼 흡입하며 살아갑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물질문명의 풍요와 그것이 조장하는 탐욕의 문화는 모든 진정한 풍요와 아름다움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가려버립니다. 과학은 하나님 없이 스스로(?)의 법칙만으로 세상이 창조되고 유지되는 것처럼 우리의 사고를 지배합니다. 우리는 ‘바람을 잡는 것’ 같은 허무하고 보잘 것 없는 쾌락을 쫓는데 급급한 나머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마련해 주신 더 깊고 참된 즐거움과 축제를 누리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안식일을 주신 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창조주요, 구원자로서 삶의 중심이며, 모든 축복의 근원이심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는 것에서부터 하나님 사랑이 구체적으로 시작되고 자라날 수 있습니다. 일주일 중 최소 하루를 온전히 구별하여 예배를 드리며, 말씀에 집중하고, 온 가족과 믿음의 형제들이 더불어 교제하고, 하나님의 아름다우심을 기뻐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갈 수 있습니다. 일주일동안 우리를 지배하고 있던 긴장과 스트레스, 생활의 걱정과 염려, 성취에 대한 압박, 만족을 모르는 탐욕, 내 인생을 내 생각대로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들을 그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사랑과 평강의 임재가 우리 생각과 마음과 영혼을 채울 수 있습니다. 그 하나님의 임재 안에 자유와 해방, 쉼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를 옭아매는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참된 나를 되찾게 해주고, 우리를 얽어매는 모든 것들로부터 오히려 해방을 누리게 하시는 사랑입니다. 

 

 

 

우리 시대에 어떻게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할 수 있을까요. 먼저, 주일 하루 동안 온전히 세상 염려를 그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 하루만큼은 온종일 그분의 사랑과 지혜와 아름다움과 모든 은혜의 선물을 온 몸과 마음으로 흡입하며 누려야 합니다. 세상과 맞서며, 세상을 이길 새로운 마음과 몸, 생각과 힘이 거기서 시작될 것입니다. 모든 평범한 일상이 비범한 능력과 창조성으로 가득한 참된 “예배”로 바뀌어갈 것입니다.  

 

배준완 목사 (가정의힘 교육위원, 일원동교회 담임목사)

 

* 배준완 목사는 서강대학교에서 수학(BS)/철학(BA), 서강대대학원에서 서양사(MA.)를 공부하고, 고려신학대학원(M.Div)과 미국 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과 교육학(Th.M in Educational Ministry)을 공부했다. 오래동안 청년사역자로 섬겨오다, 지금은 일원동교회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목회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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